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/워홀ing

뉴질랜드 워홀 후기 뉴질랜드 워홀 추천 비추천

유온uon 2023. 3. 27. 23:44


뉴질랜드에 온 지 딱 20일이 됐음. 집도 구하고, 잡도 구하고, 이제 슬슬 이곳에 대한 감이 잡히기 시작함.
그래서 대충~ 초반의 후기를 써보겠음.

글만 있으면 심심하니까 사진도 같이.


일단 워홀에 관해서 말하자면 케바케가 너무 클 거 같음. 많이 얻어가는 사람은 인생의 능력치를 엄청 쌓아갈 거 같고, 반대로 흐지부지 계획과 다른 시간만 보낼 사람들도 많을 거 같음. 후자가 나쁘단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살 거라면 나쁘게 됨. 뭔 당연한 소리냐 싶을 수도 있음. 그치만 워홀은 보장된 집, 소속, 음식 하나 없이 냅다 몸만 오는 거기 때문에 케바케가 정말 심함.


언어 공부 욕심 없고 원하는 잡 없고 여행-개처럼돈벌기-여행-개처러돈벌기만 원하는 사람은 이 글 안 읽어도 됨. 농장이나 공장이나 공사현장은 몸으로 말해요로 충분하고 세상에서 제일 쉬운 언어는 돈 쓸 때 하는 말임.


일단 소속감이 조금이라도 필요한 사람은 마음의 준비를 크게 해야 될 것. 살아온 배경도 다르고, 언어도 수준급이 아니라면 대화도 잘 안 이어져서 와우, 리얼리?, 댓쏘쿨~^^ 남발하는 리액션 로봇이 됨. 한국에서도 사회생활 하다보면 이런 경우 대다수지만 여기는,,, 내가 팬싸는 자주하지만 돈은 못 버는 아이돌 신세가 됐다고 토로할 사람이 없음.. 그리고 현지인들에겐 내가 언젠간 떠날 이방인임. 어디 끈끈하게 소속되기 힘듦. 이렇게 한국인을 찾게 되고... 한국인이랑만 놀다가 돌아가는 사람 꽤많.


어쨌거나 공동체에 속하는 건 언어습득의 면에서도, 정서적인 면에서도 꽤나 중요하니까... 자신의 사회성을 되돌아보고... 여러 매체를 통해 본인이 갈 나라의 문화를 알아두고...외국에서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한국을 떠나시길!





그리고 언어는 현지에 산다고 거저 늘지 않음. 따로 공부를 해야 느는 거였음. 과제 같은 게 있다면 차라리 뭐라도 꾸역꾸역 집어넣을 텐데 그것도 아니어서 공부도 100% 내 의지로 해야 되는 게 집중력 결핍+도파민 중독 인간을 괴롭게 함.

그리고 영어를 못해도 살아짐. 그것도 꽤나 잘. 물건 구매? 말했듯이 내가 돈을 들고 있는 입장에선 상대쪽이 100% 나한테 맞춰줌. 친구? 어딜가나 한국인 많음.

참고로 영어는 리스닝이 엄청 중요함. 아무리 영어 표현 많이 알아도 그 표현 쓸 데인지 판단 못하면 무용지물임. 그리고 잘못 들어서 리액션 잘못하면 그보다 나쁜게 없음(경험담..^^) 다들 리스닝 많이 하고 워홀 떠나시길..



그리고 워홀이 케바케 큰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, 모든 생활을 자신이 다 꾸려야 한다는 것. 엉망인 생활 패턴으로 살아도 아무도 눈치주지 않고(나처럼 새벽 4시까지 티스토리 쓰면 이제 망한 거임), 그 와중에 할 일은 많고, (나는 게으르고), 워킹‘홀리데이’라는 ^힐링^하러 온 거라는 방패도 있고, 무엇보다 삼시세끼 밥 챙겨 먹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님.


심지어 웬만한 나라는 원룸 개념이 없어서 쉐어하우스처럼 지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랑 화장실, 부엌 같이 쓰는 게 꽤나 불편. 먹는 시간 씼는 시간 비슷비슷하니 이용 시간도 곂침. 외식 물가 비싼 나라는 외식도 함부로 못 하고, 일하고 오면 피곤해서 대충 먹다가 몸 상태 나빠지면 타지에서 서러워짐.


그러니 본인이 대학생이라면 교환학생을 가길 바람. 집주고 밥주고 소속된 사회까지 주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고 학생 비자로도 일할 수 있는 나라 꽤많음. 최소학점만 채우고 놀다오셈.



<뉴질랜드> 워홀에 대해서 말하자면
굉장히 살기 좋음. 인종차별? 없다고 보면 되고. 사람들 진짜 친절함. 약자에 대한 배려가 너무 당연시 돼있어서 한국의 약자, 소수자 대하는 방식에 진절머리가 났다면 뉴질랜드가 정말 힐링이 될 것임. 일단 노인들과 아이들이 어디에나 있다는 게 신세계. 몰카가 어디에도 없다는 게 신세계. 장애인분들을 식당, 대중교통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는 게 신세계. 음식점에 비건 및 글루텐프리 옵션 없으면 불법인 게 신세계.




근데 일은 엄청 느림. 왜냐면 여긴 분위기상 휩쓸려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없고, 공동체 모두의 의견을 들은 뒤에 토의토의토의토의 끝에 일을 처리하는 게 당연시 되기 때문. 그리고 사람들이 일을 여유롭게 하는 것도 있음. 은행 같은 데 엄청 느림. 근데 난 상관없음. 한국의 빠른 속도의 이면엔 노동착취가 있어서 한편으로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.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느려도 상대방이 화내지 않아서 좋음.

그리고 살짝 부정확하달까? 버스 딜레이는 일상이고 Anz은행에 크라이스트치치점으로 예약잡았는데 오클랜드(치치-오클은 비행기로 한 시간 정도)로 확정한다든가하는.. 그런 자잘한 실수들이 꽤 있는 듯.





그리고 할 게 없음. 저녁 되면 거리가 휑~함. 크라이스트 처치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녁은 가족들이랑 보내서 밖에 안 나옴. 한국의 술자리 문화나 클럽 같은 데 좋아하던 사람은 적응하기 힘들 거임. 심지어 식당에서 손님이 만취할 때까지 술 팔면 불법임. 식당 징계받음. 뉴질(치치)에 있는 건 공원뿐. 그래서 더 외로움 많이 느끼는 것도 있는 듯.

그리고 치안은, 밤에 갱단(?)들 돌아다녀서 위험하긴하지만 여긴 밤문화가 없어서 밤에 나가도 뭐.. 할 게 없음. 편의점도 없는데 어딜 나가.. 한국 밤치안 좋다고 하는데 그거 다 그 시간에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거 아님.. 한국인들 삶의 질 뭥미. 게다가 정말 한국의 밤이 안전한가요?




그리고 물가가 꽤나 비쌈. 원래 이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최근에 폭등했다고 함. 인건비가 비싸서 외식물가가 꽤 비쌈. 그래도 귀찮음만 이겨내면 합리적인 소비로 건강하게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됨! 그리고 아시안 식료품점 여기저기 많아서 한국이랑 비슷하게 먹을 수도 있음.


잡구하기는 최근 일자리 부족이라서 쉬운 편이나, ‘원하는 잡’ 구하기는 힘듦. 특히 워홀러들 카페잡 많이 생각하는데, 여기 아시안 바리스타 잘 안 씀. 일단 뉴질랜드는 뉴질랜드 안에서의 경력이 중요함. 친절함과 사회성을 중요시하는 나라라 일구할 때 전직장의 추천(?) 평가(?)같은 것도 본다고 함. 그래서 뉴질 안에서의 경력이 어느정도 있어야 하고 싶은 잡을 할 수 있을 확률이 커짐... 게다가 여기서 바리스타는 하나의 기술직이라 카페에 ‘메인 바리스타’도 있고 그럼. 그리고 나같아도 1년뒤에 떠날 말, 문화 안 통하는 타국인보다는 경력 인증되고 오래 일할 키위 쓸 듯... 그래도 농장, 공장, 건설, 주방일 등등은 손이 모자라고 한인잡도 괜찮다면 일 구하긴 어렵지 않을 듯! (+ 키위들은 열심히 일하는 걸 좋아해서 바쁜 알바 인기 많음. 대체 왜!!?!)

무튼 결론은 대학생이면 교환학생 가시고,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단단히 마음먹고 가시길!